길고 길던 비 소식이 멈추더니 뜨겁고 숨 막히는 폭염이 계속되는 나날입니다. 우리 사우들께서는 어떻게 이 뜨거운 여름날을 보내고 계시나요? 연차나 휴무를 활용하여 여름휴가를 떠날 계획을 세우고 계시진 않으신가요?

이번 레터에서는 조선시대의 여름휴가에 대해 잠시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선시대 직장인의 휴가

아직 정확한 기록으로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관직을 맡았던 조선시대의 직장인들은 입춘이나 동지 등 한 달에 두 번꼴로 있는 24절기에는 휴무였다고 합니다. 또한, 국선왕의 제사일이나 특정한 제사일을 임의로 정해 국가 공휴일로 보내기도 했으며 가까운 친척을 찾아뵙는 것으로 제한하여 휴가 관련 문서를 제출하고 결재를 받았다고 합니다

왕의 홈캉스 (홈+바캉스)

그렇다면 왕의 휴가는 어땠을까요? 사극이나 역사책에서 보이는 것처럼 왕은 궁궐을 벗어나는 것이 매우 쉽지 않았던 듯합니다. 그래도 궁궐 안에서 여름휴가를 떠난 듯 풍류를 즐겼다고 하네요. 시원하게 두었던 수박이나 식혜, 수정과 등의 음식을 먹고 경복궁, 경회루, 창덕궁 같은 누각을 바꿔가며 불어오는 바람을 맞고 흐르는 물에 꽃과 술잔을 띄우는 등 조선 제일 홈캉스를 제대로 누렸던 듯합니다.

전 이경윤(傳 李慶胤), 1545~1611 | 탁족도 (濯足圖)

선비의 '탁족'

선비들 역시 더위를 피해 계곡에 발을 담그고 흐르는 물에 술잔을 띄우고 시를 읊었다고 합니다. 시원한 그늘 아래 '탁족'이 가장 대표적인 피서였다고 하는데요. 조선 중기 민화에서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이라고 합니다.